장우순 CHANG WOO SOON

Text: Artist Note

2025 [전시평문] 2025 전시서문 _이승훈
작성자 장우순
작성일 2025-04-06
조회 10
빛과 생명, 그 상징적 이미지에 담겨 있는 세계에 대하여

장우순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빛과 생명’이라는 주제로 자연과 우주에 대한 작가의 사유 방식과 작가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여러 흥미로운 회화 작업들을 선보이게 된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과 관련하여 “꿈 속에서 보게 되었던 커다란 해와 그 햇살 아래 인사하는 작은 새들”이 이번 전시 작업의 주된 모티브가 되었음을 밝히면서 이와 더불어 화면에 등장하는 “여러 개의 원들”은 작가가 바라보는 우주와 인간에 관한 것임을 언급하고 있다. 작가는 현실의 삶을 살아가면서 보게 되는 모든 현상들은 어쩌면 자신이 꿈 속에서 보았던 상징적 이미지들의 관계, 다시 말해 거대한 그 무엇으로 다가왔던 ‘해’라는 대상과 여기서 전달되는 햇살로부터 에너지를 얻고 살아가고 있는 생명체들의 관계에 그 원리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작가가 작업에 담아낸 내용을 살펴보면 알 수 있는데 이는 우선 작가의 기독교적 세계관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이 세계의 우주적 원리에 대한 작가의 시각이 중요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작가에게 있어서는 해와 같은 빛의 근원적 대상에서 눈에 감각되는 빛의 근원과 원리에 대해 알아갈 수 있듯이 모든 생명체들 역시 생명이 배태된 원리를 유추해 봄으로써 그 근원이 무엇인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작가의 시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작가는 눈에 보이는 현실을 그대로 그려내기 보다는 현실을 구축하고 있는 자연과 우주에 대한 작가의 시각을 몇 개의 원이나 상징적 이미지와 같은 대리적 매개물을 통해 번안하는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회화 세계를 구축하려 했던 것 같다. 이는 현실을 단순히 재현하는 방식으로는 작가가 발견하게 된 것,즉 생명이라는 현상에 나타나 있는 세계의 원리와 본질을 그려내는 것이 어렵다고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어떻게 자연과 우주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상징화 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이때 작가가 선택한 것은 작가 자신, 즉 작가의 내면 속에 녹아 있던 것들이었던 것 같으며 세계를 인식하고 해석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기에 이로부터 자신만의 상징 체계를 만들어 가고자 했던 것으로 읽혀진다. 그래서 작가는 작가 자신이 한국인으로서 체화되어 있는 것들에 시선을 가져가게 되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를 표현하기 위해 한국 전통의 한지를 선택하고 이것을 염색하는 방식에 의해 자신의 몸에 각인되어 있던 것들로부터 상징적 기표 체계를 구현해낼 수 있었던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천연 염색 물감으로 닥종이나 장지에 물들이고 찍어 붙이는 행위를 통해 작업을 해나가게 된 것은 이것이 단순한 기법이기 이전에 작가의 시각으로 보면 역사 속 한국인들이 해왔던 행위 연결되는 동일한 행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 것이며 이는 동시대 한국인들에게도 조형적 소통 체계로 작동될 수 있는 하나의 언어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여러 상징 이미지들로 인해 어떻게 보면 꿈 속의 한 장면처럼 보이는 장우순 작가의 작업은 그러한 상징적 기표들이 교차되고 있는 것으로 인해 조형적 공간만으로 인식될 수 있으나 자세히 보면 다른 측면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직관적인 색감과 마티에르에 의해 구축된 회화적 기법 때문인데 이는 그 자체만으로 햇살과 생명체가 교감하고 있는 현장을 그대로 몸으로 감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감각의 장임을 직감하게 만든다. 그리고 작가적 서사가 투영된 것으로 보이는 상징 이미지들은 생명의 노래, 동화와 같은 노래가 이야기처럼 담겨있는 듯한 느낌도 전해 주고 있다. 이로 인해 상징적 이미지가 상상하도록 만드는 것들은 세계의 본질이나 원리는 관념에 머무르는 것만이 아니라 작가의 표현 기법에 의해 감각의 영역, 보고 만질 수 있는 세계로 소환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그러고 보면 작가는 빛이라는 것이 어떤 물체에 빛이 비춰질 때 여기에 반사되는 빛이 눈에 어떠한 색으로 감각할 수 있을 때에만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것처럼 생명의 대상을 통해, 생명을 대리한 이미지들을 통해 생명 자체를 살펴보게 하고 그로부터 신비로운 생명의 근원과 본질에 대해서도 발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다. 이와 함께 작가가 작은 새를 그려내거나 해를 포함하여 동심원 등 상징적 이미지를 그려낸 것은 내면화된 작가의 언어로 풀어내고 자신에게 체화된 방식으로 표현해냄으로써 작가의 언어로 변환하여 작가와 같은 시대, 같은 세계를 살아가고 있는 동시대인들이 감각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내려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빛은 그 자체를 그려낼 수 없다. 다만 이를 상징 이미지나 색과 그림자를 통해서 암시적으로는 표현할 수는 있다. 작가는 빛과 같은 세계, 생명의 원리처럼 현실에서 인식하기 어려운 신비로운 세계 표시할 수 있는 방법을 자신의 회화 속에 녹여 넣어 자신의 방법으로 흔적을 남기는 방법을 찾으려 했던 것으로 보이며 이제 자신의 발견한 작가가 발견하게 된 생명과 생명이 발원한 근원적 세계, 그 신비의 세계를 전시장에서 작가의 작업을 감상하는 관객들에게도 안내하고 전해주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승훈 (미술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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