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 허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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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년도 | 2024 |
초대일시 | 2024-06-08 - 2024-07-07 |
관람시간 | 2024.06.08.(토) - 2024.07.07.(일) |
전시장소 | |
주소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4 |
연락처 | 031-941-4115 |
홈페이지 | https://www.galleryj |
가을 짐승의 털끝
2024.6.8.-7.7
갤러리 이레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위치한 갤러리 이레에서 중견화가 허진을 초대해 전시를 연다. <가을 짐승의 털끝>이라는 제목을 단 이 전시에는 허진 작가가 세밀하게 묘사한 야생 동물들의 털이 예리함을 발산하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단지 짐승의 털을 묘사하기 위해 이 그림들을 그린 것이 아니다. 육중한 야생동물과 인간의 일상용품 사이에 현대인의 모습을 검은 실루엣으로 배치해 거친 자연과 매끄러운 문명 사이에서 부딪치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반추한다. 작가는 전시를 앞두고 이근정 출판 편집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간 삶의 조건을 깊이 응시하는 시선으로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허진 작가의 생각을 이 응답에서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전시 제목 ‘가을 짐승의 털끝’이 인상적입니다. 작가님의 ‘유목동물’과 ‘이종융합동물’ 시리즈에는 동물이 주요한 도상으로 등장하는데요, 제목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가을 짐승의 털끝’이라는 제목은 《장자》에서 따왔습니다. 《장자-제물편》에 나오는 ‘추호지말秋毫之末’이 그것이지요. 고대 중국의 사상가 장자는 말합니다. “가을철에 짐승이 털갈이를 해서 새로 돋은 털끝보다 큰 것은 천하에 없다.” 가늘디가는 가을 짐승의 털끝도 비교 대상이 뭐냐에 따라 클 수 있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장자는 해석의 폭이 대단히 넓은 텍스트입니다. ‘가을 짐승의 털끝’은 상대주의적 관점뿐만 아니라 상호 연결성을 말하기 위한 비유로 해석할 수 있어요. 저는 제 그림 속에 표현된 인간, 동물, 문명의 관계를 성찰적으로 바라보자는 뜻으로 이 제목을 썼습니다.
작가님의 그림에는 사람이 마치 픽토그램처럼 표현되어 있고 동물은 크고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또 수도꼭지나 신발 같은 인공물도 사람보다 크게 그려져 있습니다. 인간은 동물과 인공물의 틈바구니에 낀 존재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인간과 동물, 또 인간과 인공사물의 관계를 보는 작가님의 관점은 어떻습니까?
인간은 자연에서 유래했지만 문명을 발달시키고 동물의 제왕인 듯이 군림하면서 자연에 거스르는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동물은 인간의 타자(他者)인 동시에 인류의 원시성을 담은 존재죠. 저는 자연과 문명이라는 이중의 숙명 속에 놓인 인간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동물과 인공물을 함께 묘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그린 인공물에는 비행기가 있는가 하면 신발도 있고, 커피캡슐 머신이 있는가 하면 헤드폰도 있습니다. 저하고 친한 어떤 지인은 그 인공물들의 모호성을 지적하더군요. 지나치게 무작위하다는 거죠. 제 성격하고 똑같다며 웃어요. 맞습니다. 제 첫 발표작 ‘묵시’ 시리즈에서 그랬던 것처럼, 저는 우연적인 이미지, 제 머릿속으로 들어온 충동적인 이미지를 수용하는 편입니다. 그것이 작품 해석에 애매함을 안겨줄 수도 있다는 것 인정합니다. 이런 면이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는 저 자신에게도 숙제이자 궁금한 부분입니다.
‘동물’ 시리즈를 보면서 저는 신체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바닥’이 없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을 침대에 눕혀놓고 천장에 투사해 보여주는 환등극이 연상됩니다. 방의 벽과 천장을 따라 펼쳐지는 환등극 말이죠. 작가님이 해석한 이 세계에 대한 우화가 입체 공간에 펼쳐지며 지나가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환등극이라고 말씀하시니, 제 생각을 잘 건드려 주신 것 같습니다. 20대 중반에 독일 신표현주의 작가인 게오르그 바젤리츠의 작품을 보고 충격 받은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작가의 브랜드는 거꾸로 선 인간의 형상이에요. 맨 처음엔 어설프게 느껴졌는데 여러 번 보니 힘이 있더군요. 바젤리츠를 통해서 화면에 자유자재로 대상들을 종횡무진 배치하고 싶다는 계기를 제공받은 거 같아요. 다중시점으로 가상현실 공간에 빨려들어 가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산수화의 화중인물처럼 보는 사람이 그림과 혼연일체가 되어 무중력 상태를 느끼게 하는 게 제 희망이지요.
이번 전시에서는 예전에 작업하신 ‘현대산수도’도 볼 수 있습니다. 큰 화면에 돌산이 여러 개 수묵으로 그려져 있고, 그 주위를 16개의 작은 채색화가 둘러싸고 있습니다. 작은 채색화들에서는 지금 진행 중인 시리즈의 모티브도 엿보입니다. 동물 형상, 인체 장기의 형상인데요, 산수도 주위에 그런 것들을 배치하신 의도는 무엇인가요?
그 작업은 1999년 금호미술관에서 선을 보였습니다. 큰 화면을 차지한 자연 이미지는 인간이 결국 돌아갈 수밖에 없는 곳을 낙원으로 상정해 그렸어요. 요즘 ‘풍멍’이라는 말이 있는데, 풍경 보며 멍 때릴 수 있는 곳, 치유하는 곳이지요. 작은 화면들은 제 일상생활에서 느낀 것들을 일기처럼 기록하는 기분으로 그렸어요. 그 무렵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에 자주 갔는데 그런 경험도 반영돼 있지요. 삶을 가능하게 하는 몸은 한순간 부서질 수 있는 매우 연약한 물질이기도 합니다. 인체, 동물의 몸, 그리고 사물들에는 서늘한 품격이 있어요. 그 서늘함은 유한함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 제 생각을 자극한 것들을 강렬한 컬러로 표현했어요. 저는 늘 다층적인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된 풍경 화면과 작은 화면들이 모여 기이하고 아이러니한 분위기가 연출되길 바랐습니다.
작가님의 초기작을 보면 동학군이나 일제 강점기 인물, 군인 등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적잖이 보입니다. 또 목포 앞바다의 섬이나 산수를 그린 그림에서는 자연을 대하는 각별한 태도 또한 느껴집니다. 현재 진행하는 시리즈는 작가님의 관심이 역사를 통과해 더 근원적인 인간 삶의 조건 쪽으로 옮겨졌다고 봐도 될까요?
제 작품세계를 일관하는 것은 결국 인간에 대한 탐구입니다. ‘묵시’, ‘환’, ‘부적’에서 과거 시간이 현재에도 지속됨을 보여주었다면, ‘다중인간’을 하면서 인간의 몸과 감각에 집중하고, 4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는 자연에 대한 외경심이 생기더라고요. 결혼 후 광주에서 살면서 주말만 되면 가족과 함께 전국의 좋은 산천을 찾아 여행했던 7년간 경험에서 자연에 눈을 떴다고 할 수 있지요. ‘익명인간’ 작업을 하면서는 주도권을 자연풍경에 넘기고 싶어졌습니다. 불교에서는 삼라만상이라는 말을 씁니다. 모든 것은 다 연으로 이어지고 우주는 그 일체라고 하지요. 저는 가끔 내면세계로 침잠해 우주의 파동을 느낍니다. 그러면 내가 곧 동물이며 또한 사물이며 심지어 남도 나입니다. 제가 계속 작업하는 ‘유목동물’, ‘이종융합동물’ 시리즈 근저에는 하늘, 땅, 인간을 하나로 보는 삼재(三才) 인식이 있어요. 제 그림을 보는 사람이 이 삼박자를 느낀다면 좋겠습니다.⁂
허 진 許塡 Hur Jin (1962-)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대학원 졸업
개인전
35회 개인전(문예진흥원 미술회관, 금호미술관 및 나무화랑, 서남미술관, 예술의 전당 미술관, 마니프전, 금산갤러리, 광주신세계갤러리, Zabgalley-멜베른, 노무라미술관-교토, 월전미술관, 갤러리우덕, 갤러리 베아르떼, 한전프라자 갤러리, 갤러리 리즈-양평, 렉서스 갤러리-대구,갤러리 스페이스 이노, 성곡미술관, 문갤러리 홍콩, 여름 아트 갤러리-하남, CSP111 Artspace, 가보갤러리-대전, 갤러리 아크-광주, 갤러리온유-안양, Arbat 현대자동차 모토 스튜디오-모스크바, 아라아트센터, 비디갤러리, 아트 갤러리 21, 한옥갤러리, 세종호텔 세종갤러리, 통인화랑, 동덕아트갤러리, 베카갤러리, 갤러리PaL, 아트레온 갤러리, 갤러리 이레)
수상 및 기획전
1989 제8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1995 제1회 한국일보청년작가 초대전 우수상
2001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화 관광부)
2015 10th DAF GoldenEye 한국구상작가상(DKFA)수상(전북 김제)
2015 광주광역시 문화예술상-19회 허백련미술상 본상 수상
2017 제21회 용봉학술상 수상(전남대학교)
2017 제37회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심사위원 선정 특별예술가상’ 수상
2018 제5회 대한민국지역사회공헌大賞(국회의원회관,서울)
2020 2020광화문아트포럼 선정 올해의 작가(광화문아트포럼,서울)
2021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광화문_미술여행> 우수작가 선정
대상 수상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수여)
2022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빛_소리 광화문> 최우수작가 선정
(서울특별시의회 의장 수여)
「젊은 모색 90-한국화의 새로운 방향」(국립현대미술관)등
600여개 기획전 참가
설문조사
‘현역미술인54명이 뽑은 오늘의 작가’(월간미술 1996.5)
‘20년 후 오늘의 작가40인전’ (가나아트 1998,가을)
‘21C Next Generation’(월간미술 1999,9)
‘비평가44인이 선정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젊은 작가’(월간미술 2003,1)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성곡미술관, 서남미술관, 한국일보사, 노무라미술관, 통도사 성보박물관, 소치기념관, 박수근미술관, 월전미술관, 아라아트센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전남대학교 치과대학
현 직
전남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교수
E-mail : hurjin5@naver.com
Homepage Address : hurjin.com
HUR JIN(1962-)
․ B.F.A. Seoul National University(Major in Painting)
․ M.F.A. Seoul National University(Major in Oriental Painting)
35th Solo Exhibitions․(Art Center of the Korean Culture and Art Foundation, Seoul, Keumho Art Museum & Namu Art Gallery, Seoul, Seonam Art Center, Seoul, Art Museum of Seoul Arts Center, Seoul, Keumho Art Museum, Seoul, Manif Seoul 2001,Art Museum of Seoul Arts Center, Seoul, Keumsan Gallery, Seoul/Gwangju Shinsegae Gallery, Gwangju, ZAB Gallery, Victoria, Australia, Nomura Museum, Kyoto, Japan, Woljeon Museum, seoul, Gallery Woodeok, seoul, Gallery Bellarte, seou, kepco plaza Gallery, seou, Gallery Liz, Yangpyeong, Lexus Gallery, Daegu, Gallery Space Inno, seou, Sungkok Art Museum, Seoul, Moon Gallery, Hong Kong, Yorom Art Gallery, CSP111 Artspace, Gabo Gallery, Daejeon, Gallery ark, Gwangju, Gallery onyuo, Anyang, Moscow Arbat Hyundai Motors Studio, Moscow, ARA Art Center, Seoul, Vidi Gallery, Seoul, Art Gallery 21, Seoul, Gallery Hanok, Seoul, Sejong Gallery, Seoul, Tong-In Gallery, Seoul, Dongduk Art Gallery, Seoul, BEKA Gallery, Seoul, Gallery PaL, Seoul, Artreon Gallery, Seoul, Gallery Jireh, Seoul)
Awards, Competitions and Group Exhibitions
1989 8th Grand Art Exhibition of Korea (National Museum of Contem
porary Art, awarded the Special Prize, Gwacheon)
1995 1st Exhibition of Young Artists Invited by Hankuk Ilbo (Awarded
the Superior Prize, Seoul)
2001 Today's Young Artist Prize 2001(The Section of Fine Arts,
Awarded by Ministry of Culture & Tourism)
2015 10th DAF GoldenEye-DAF Corporation(Awarded the DKFA, Gimje, North Jeolla Province)
2015 19th Heo Baek-ryeon Art Prize, Gwangju Metropolitan City Culture and Art Awards
2017 21st Yongbong Academic Awards (Chonnam National University, Gwangju)
2017 37th Judge-selected Special Artist Prize (The Korean Association of Art Critics, Seoul)
2018 Grand Prize, 5th Korea Local Community Contribution Awards (National Assembly Hall, Seoul)
2020 Artist of the Year selected by Gwanghwamun Art Forum (Gwanghwamun Art Forum, Seoul)
2021 Grand Prize, Outstanding Artist selected by Gwanghwamun International Art Festival <Art Travel> (presented by the President of the Federation of Artistic & Cultural Organizations of Korea, Seoul)
2022 The best artist selected by the 2022 Gwanghwamun International Art Festival <Light_Sound Gwanghwamun> (presented by the Chairman of the Seoul Metropolitan Council)
Participated in some 600 group exhibitions inciuding 「The Grouping Youth '90-New directions of Korea painting」(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Gwacheon)
Collections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Seoul Municipal Museum,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Art Bank. Korea, Daejeon Municipal Museum, Gwangju Art Museum, Sungkok Art Museum, Keumho Art Museum, Seonam Art Center, Han-gookilbo co., Nomura Museum, Tongdosa Seong Bo Museum, Sochi Memorial Hall, Park soo Keun Museum, Woljeon Museum, ARA Art Center, College of Medicine of Seoul National University, Chonnam National University Dental College
Professor at Dept. of Korean Painting, College of Fine Arts, Chonnam National University
E-Mail)
Website)
hurj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