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저장소: 디지털 기억
내 작업은 오래전 기억, 경험에 관한 것이다. 이 전 작업도 지난 ‘기억 저장소’작업의 연장이다. 디지털 공간에 저장된 경험, 찰나의 순간을 형성하는 사진 등 기록을 대상으로 과거 삶의 과도기적 성격에 대한 언급과 함께 나의 삶의 태도가 내재되어 있다. 나 자신에게는 이야기의 일부를 단순히 재구성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내 삶의 한 페이지에 가장자리에 놓인 과거의 한 순간에 불과하기도 하지만 과거는 낯설고 지난 시간은 과거의 회상이라기 보다 현재 나 자신에 대한 이해와 과거 기억 사이의 포괄적 중재이다. 이 작업에서 지난 과거의 여러 이미지의 조각난 파편들의 기억은 시간 찰나를 포착하는 시간성으로 나타난다. 작업은 디지털 이미지의 물리적인 조건의 지점을 결정한다. 대상을 기하학적 도형형태를 만들고 색을 넣고 선과 면을 만들고 계획없이 계산없이 자연적인 느낌은 유기적으로 표현되며 이미지의 복사 붙여넣기 등 이미지 분해하고 자르고 그 형태를 유지하며 이전 이미지의 파편들은 상징적으로 표현된다. 이로써 예기치 못한 형태 발생. 새로운 형태의 출발로 이것들은 하나의 덩어리로 보여지고 조형형태로 작업 모니터에서 만들어진 이미지를 실제 작품으로 표현한다
휴대폰으로 순간을 포착하고 사진을 찍고 저장하는 행동들은 이미지 데이터를 수집 보관하고 사유하는 행위 이기도 하다. 여기서 수집된 이미지 데이터의 총합은 진정한 나라고 할 수는 없다. 즉 내가 본 것이 내가 아닐 수 있고 편집된 나의 인지가 나 일수 있다는 생각에서 작업이 시작되었다. 이 전시에서 디지털 시대에서 생성과 순환되는 데이터의 다시 보기를 통해 나를 직면하고 이를 통해 다시 사유하는 과정을 작업에 담고 싶었다.
2023. 신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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